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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NieR : Orchestra Concert 1 2 0 2 4 [ the end of data ] - 니어 오케스트라 콘서트

 

 

2주가 지나 쓰는 니어 오케스트라 콘서트 후기

 

몇년간 안쓰던 블로그도 이거때매 깨웠다..

 

 

드디어 한국에서도 니어 콘서트가 열렸다.

한국은 시장규모가 작아서 열어주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기대도 안했지만

작년에 국내 개최 소식이 뉴스에 뜨길래 오 이걸 한다고? 하면서 들떴었고 바로 티켓팅

 

니어 시리즈는 고딩때 레플리칸트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노한글이라 뭔소린지는 잘 몰랐지만 그땐 뭘 해도 재밌던 시절이라 무난무난하게 플레이하고 엔딩도 보고 그랬다.

무엇보다도 배경음악이 좋았었다.

 

(요코오 타로 작품은 이전에 드온드2를 제목이 간지나길래 해봤는데 한글이 아니라 뭔지도 못알아먹었고

무엇보다도 너무 재미없어서 얼마 안하고 꺼버린 기억밖엔 없음..)

 

 

레플리칸트 플레이 이후에 OST나 간간히 듣다가 니어 오토마타 출시 소식을 보고 많은 기대를 했었는데 

게임성도 기존의 작품들과는 더 나아진 모습에 재밌게 플레이했었다.

무엇보다도 OST도 너무 좋아서 계속 듣고 다녔고 이후 레플 버전업판이 나오면서 편곡된 OST에도 푹 빠졌다.

 

최근에는 니어 오토마타 애니도 재밌게 보고 BD도 질러버림..

 

 

 

 

공연 전날 MD 부스를 오후 1시 부터 연다고 하길래 

굿즈 물량을 극소량으로 들여왔겠지? 하는 생각으로 너무 일찍 가진 말자 하고 2시쯤 출발..

 

 

오케콘이 열렸던 경희대 평화의 전당. 친구 본다고 경희대 정문은 와봤는데 평전은 처음 와봤다.

 

대충 3시쯤이었는데 열명정도 있었다.

 

 

인류에 평화와 사랑 있으라

 

내 아내임

 

 

막상 도착하니 사람이 아예 없어서 프리패스로 살 수 있었는데 키링은 벌써 품절 ㄷㄷ

극소량이라고 부르기에도 아주 적은 갯수였나보다.

 

 

엽서지, 티셔츠, 에코백, 레플리칸트 ver 1.22 OST, 레플리칸트 데볼 포폴 LP 판 구매.

 

도합 24만원 크아악ㅋㅋ

 

품목들이 죄다 타 국가에 비해 거의 두 배 가량 비쌌던건 이해가 안갔음. 

심지어는 직구해도 이것보단 훨-씬 저렴했는데 쇼핑백도 안준건 좀 의외

 

어쩔수 없이 에코백에 넣어 다녔다.

 

 

공연 시작까지 시간이 꽤 남아서 정문까지 슬슬 걷다가 카페에서 시간 보내면서 기다렸다.

 

 

시작 1시간 20분 정도 남기고 돌아오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니어 시리즈, 특히 인지도 면에서 압도적인 오토마타도 2B만 유명할 뿐이지

실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줌단이라고 봐왔고 출시된지 8년이 다 되가는 상황이라 좌석이 그렇게 많이 팔리리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예매 현황부터 놀랐고 현장에선 더더욱 놀랐다.

 

특히 성비가 반반도 아니고 여성 팬들이 더 많았던거 같은데 대부분은 파판14를 통해서 팬이 된 케이스인가 싶기도 하지만굿즈들 보면 본래 니어 팬들도 상당수였던것 같다. 

 

 

30분전 입장했는데 면접 대기할때처럼 엄청 떨었다ㅋㅋ

 

 

6시가 되자 연주를 맡은 아베라 디 서울(Abera Di seoul)과 지휘를 맡은 에릭 로스가 등장

길고 긴 한국어 인사가 굉장했다. 엄청 준비한듯한 모습ㅋㅋ

 

이어서 작곡가 오카베 케이이치가 등장. 이번에도 한국어 인사가 재밌었는데 달의 눈물을 꽂고 있던게 킬포인트였다.

무엇보다도 그 훌륭한 브금들은 압도적인 작곡 주머니에서 나왔던 것인가..!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케콘이 본격적으로 시작.

스토리 낭독은 가운데 스크린을 통해서 영문판 9B, 9S 성우가 읽어줬다.

사실 일본 외부에서 열리는 월드 투어 콘서트라 그런갑다 쳐도 일본어가 아닌건 아쉬웠던 부분ㅎ

 

 

-낭독극 스토리-

E 엔딩 이후 되살아난 2B, 9S.

몸은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고 요르하 의체에 맞는 부품을 찾으러 다니던 도중 요르하의 정보를 간직한

'에덴'이라는 장소를 알게 되고 그곳으로 향한다.

적성 기계 생명체를 처치하며 나아가는 둘이지만 9S는 2B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A2에게 죽임을 당할때 파손된 블랙박스가 온전치 못하였던것.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기에 둘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나 2B는 결국 다시 사망, 좌절하는 9S였지만

알 수 없는 신비한 힘에 의해 2B는 다시 살아나게 되고

둘은 앞으로의 미래를 그 누구를 위하지 않고도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는 내용

 

여기서 중간중간에 드온드(신주쿠, 마소 정도로만), 레플리칸트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래부터는 셋리스트 주저리

 

1. Crumbling Lies (붕괴하는 거짓)

시작부터 대박..

스크린에는 오케콘 스토리 전에 본작에서 있었던 벙커 붕괴 과정을 대략적으로 설명해주는데

 음악과 함께 붕괴 과정이 시간대별로 나열되는 것을 지켜보며 느낀 감정은

내가 게임을 하며 접한 그 순간과는 비교도 안되게 긴박하고도 확 와닿았다.

 

개인적으로는 니어 오토마타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곡이라고 생각하는데

오케콘의 시작 곡으로 선택 된건 매우 적절했던거 같다.

 

 

2. City Ruins (사광) 

앞의 곡도 그랬는데 사실 원본 음원을 틀어주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분간이 안되긴 했다.

둘의 여정이 시작되기에 심각하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라이브로 듣는 피아노 소리는 더더욱 쓸쓸하게 느껴질 정도.. 

 

3. Snows in summer (여름의 눈)

 잊혀지지 않던 파트. 그냥 듣는것만으로도 슬펏따.. ㅠ

 

4. Song of Ancients (고대의 노래) 

여기서 에미 에반스와 제이닉 니콜이 환호성과 함께 등장ㅋㅋㅋㅋㅋ 

레플 버전으로 부르는데 와.. 목소리가 본작에 수록된 곡의 음색과 똑같아서 좋았다.

 

5. Amusement Park (유원지)

원곡과는 달리 오케스트라랑 만나서 꽤 웅장해졌다.

 

6. Deep Crimson Poe (심홍의 적)

뭔데 이것만 잘 기억이 안나지.. 백의 서 마냥 기억을 잃어버림..

 

7. Gods bound by Rules (규정에 속박된 신)

사실 많이 들었던 곡은 아닌데 오케스트라로 들으니 너무 좋았다ㅋㅋㅋ 

 

8. Shadowlords (마왕)

시리즈 음악 중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였고 가장 기대했던 곡인데

대체 왜..!! 코러스가 없는거야...

오케콘 스토리와는 맞지 않아서인건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아쉬웠다. 요나를 잃은 마왕이 된 기분..ㅠㅠ

 

== 인터미션 ==

도파민이 미친듯이 뿜어져 나왔다..

티켓값이고 굿즈값이고 뭐고 돈 하나도 안아깝다고 느낌ㅋㅋ 

 


9. Copied City (복제된 도시)

에덴 내부로 들어온 둘은 내부에 함선을 발견했고 또 그 안에선 대충 벙커의 형상을 복제한 장소를 나아간다는 이야기

사실 이 곡을 들으면 End of the unknown도 같이 듣고 싶다던지 아담이 발차기 하는것만 떠오른다..

 


10. Emil (에밀)

빠질 수 없는 근본. 말이 필요없고 버전별로 다 좋아하는 곡이다.

오케콘에서는 오리지널에서 절망으로 바뀌는게 에밀 그 자체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11. A Beautiful Song (아름다운 노래)

 

콘서트 통틀어 GOAT.

 

오케스트라 연주이기에 너무 잘 어울렸던걸까

이건 진짜 미쳤다는 말만 나오고 지금도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두 보컬이 부르는 모습도 멋졌지만 무엇보다도 코러스에 압도되어 와 개쩐다 감탄 연발하면서 웃다가 울뻔ㅋㅋㅋ

'개지렸다'는 말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당장이라도 또 듣고 싶은 최고의 파트

 

12. Fleeting Words (물거품의 말)

마왕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레플리칸트 곡.

너무 좋았다 진짜... 거기에 순전히 루이제에게 초점을 맞춰서 더 좋았달까 으흑ㅠㅠㅠ

 

13. The Sound of the End (마지막 소리)

이것도 진짜 너무 좋았다.. 코러스의 힘이 이렇게 강할줄은.. 절박함이 더 느껴진달까ㅋㅋ

 

14. Forest Kingdom (숲의 왕국) 

스크린에서 수많은 케이블을 추상적인 그래픽으로 표현하던게 곡 느낌을 더 잘 살렸던거 같다.

무엇보다도 숲의 왕국을 플레이 할 때 신비로움(?)과 웅장했던 성을 봤을때 느꼈던 공간감이 

붕괴하는 거짓을 보며 느꼈던 기분과 비슷했다.

 

15. Possessed by Disease (들러붙은 엽병)

숲의 왕국에서 바로 이어졌는데 와 이게 이렇게 자연스레 이어질 줄이야..

특유의 보컬은 없었어도 현란한 바이올린 소리만으로도 좋았다. 

 

16. Dark Colossus (모든것을 파괴하는 검은 거인/괴수)

널부러진 케이블들이 합쳐져 레플리칸트에서 니어 마을에 침공했던 거대 마물로 변해 싸운다는 내용

원곡을 베이스로 오토마타 버전을 적절히 섞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17. Bipolar Nightmare (쌍극의 악몽)

이 부분에서 였었나 낭독으로 참회(R3pent)를 되내였는데 처음 해외에선 '3'을 강조하는 것을 보고

이건 니어 오토마타 후속작을 의미하는 것이다! 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이건 진짜 3편'이었던' 리인카네이션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기에 별다른 마음 없이 편하게 음악 감상..

 

18. Mourning (추도)

오토마타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

낭독에서 예배당인가였나를 모방한 장소였고 죽어서 널부러진 요르하 의체들 가운데

함선의 동력원으로 추정되는 검은 구체가 묘사되는데 2B는 여기가 마지막을 맞이하기 전 사용하던 장소라고 보고 최후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개인적으론 모든것을 짊어지고 희생한 A2를 위한 곡이라고 뇌피셜을 했기에 이걸 라이브로 들으니

내용을 다 떠나서 내 행복회로는 벙커마냥 불타올라버렸다. 코러스 넘좋잖어...

 

19. Ashes of Dreams

레플리칸트 A, B 엔딩 보고 마왕이 불쌍해서 눈물 흘렸던 기억밖에 없다.

연주 당시엔 마왕과 게슈탈트 요나가 나오는 엔딩 장면을 틀어주진 않고

다시 죽어버린 9B를 보고 절망하는 9S에게 포커스가 맞춰져서 별다른 감정이입은 안됐다.

레플 엔딩 영상을 여기서 틀어줬으면 혼자 엉엉 울었을지도ㅋ

 

20. Weight of the Worlds (Eng version)

가장 듣고 싶었던 곡 중 하나였고 기대한만큼 최고였다. 

주변에 있는 의체와 함선의 동력원을 흡수하며 개같이 부활한 2B를 보고 좋아죽는 나인즈였지만

이걸 라이브로 듣는 내가 더 좋아죽었다.

사실 내용보다도 연주에만 정신팔린데다 제이닉 니콜과 에미 에반스의 듀엣도 증말 최고

 

2B, 9S 커플링은 무적이고 앞으로 희망찬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내용인데

베이스 모델들로부터 비극적으로 시작된 서사가 본작까지 이어지던게

E 엔딩에서 정말 희망찬 엔딩으로 마무리 짓나 싶더니

오케콘에서 대중들이 생각하는 '해피 엔딩'으로 제대로 마무리 지은듯.

무엇보다도 정신적으로 망가져버린 나인즈가 확실하게 구원받았다는 느낌이 컸다.

 

정규 낭독 스토리는 여기서 끝났고 게스트들이 나와서 인사 한번 해줬다.

 

 

Kaine (카이네)

그리고 앙코르로 카이네가 나오는데 주변에서 안 울던 사람들도 음 깔리자마자 바로 눈물 훔치는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

연표 틀어줄땐 별거 아닐수도 있겠지만 뭔가 팬으로서 이 시리즈와 함께 해온 시간들 처럼 느껴지는거 같아 전율이 쫘악.. 

 

빨리 후속작 내놓으라고...

 

 

그렇게 카이네를 마지막으로 연주가 끝나고 에릭 로스, 에미 에반스, 제이닉 니콜, 아베라 디 서울이 다시 한번 인사하고

스퀘어 에닉스의 사이토 요스케와 오카베 케이이치 등장.

사이토P는 예정에 없었지만 콘서트 며칠을 앞두고 방문이 확정되었었다.

 

그리고 모두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요코오 타로가 엄청난 환호성과 함께 등장

에밀 헤드 때문에 앞이 보이질 않는지 통역가분이 끌고 다니고 자신이 오카베 케이이치라고 인사하면서

좋은 작품을 원하면 돈을 더 달라고 하는 등 기행을 실제로 보니 너무 재밌었다.

 

이때 사진을 찍고 싶긴 했는데 아무도 안찍기도 했고 따로 찍어도 됩니다 말은 없었으므로..

 

 

 

인사는 꽤 빨리 끝났는데 무대는 끝나버리고 우루루 퇴장하기 시작..

아쉬움이라던지 여운을 느낄 새도 없던게 좀 아쉽기도.

 

 

나는 VIP 티켓을 끊었으므로.. 밋앤그릿 대기줄 합류

 

사인은 사전에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포스터에만 받을수 있다고 문자로 안내했는데도

어글리 코리안인 나는 혹시나 해서 애니 BD 들고가긴 했으나 다시 한번 강조해서 얌전히 가방에 집어넣었다ㅎ

 

 

대기줄에서 기다리는데 모두 나 빼고 일본어를 잘하시던건 확실한거 같다.. 이거때매 좀 많이 쫄렸음..

 

대충 한시간 정도 기다려서 내 차례가 다가왔을때 요코상의 쌩얼을 볼 수 있어서 놀랐다.

원래 공개적인 자리에선 계속 에밀 헤드를 쓰고있던건줄 알았는데 사진 찍을때만 걸치고 찍고 있던것.

이전 콘서트의 인증샷에서 왜 항상 해바라기 포즈였던건지 궁금했던게 이번 기회에 해소됨ㅋㅋㅋ 

 

피곤했던건지 평소 인터넷에서 듣던거랑 무대에서의 하이톤 목소리에 비해 약간 중저음 톤인걸 듣고 또 놀랐다ㅋㅋ

 

케이이치상은 즐거웠었냐 어디 살고 있냐 등등 엄청 물어봐주고

A2 인형 들고 있으니 요코상이 A2 좋아하냐 사이토P는 A2가 안나온건 아쉬웠겠다고 하길래(못알아들어서 옆에 계신 관계자분께 물어봄)

그건 좀 아쉽네요 하면서도 인형 들면서 옆에서 같이 봤으니 괜찮다고 말해주니 빵터져줘서 다행이었다ㅋ

 

일본어가 더 됐다면 요코상에게 장난으로라도 후속작 기대한다던지

애니에서 아이캐치들가지고 궁금한거 하나정돈 물어봤겠지만 말이 안되니 제대로 말도 못걸어 눈물ㅠ

 

그래도 정말 기초적인 일본어 조합해가면서 말했는데도 다 알아들어준것도 다행인거 같고

그나마 무뚝뚝해 보이던 사이토P랑 시종일관 유쾌했던 케이이치상이 계속 말을 걸어줘서 이걸로 위안이랄까..

 

에반스, 니콜, 로스씨에게는 너무 영광이었고 꿈만 같았다고 했는데 다들 너무 스윗함 그자체..

에릭 로스씨에게는 지휘가 너무 멋있었다고 하려는 순간 바로 포토타임이 시작되었다,,

니콜씨는 안그래도 많이 추워보여서 좀 안쓰러웟음 ㅎ 

 

포토타임은 꼭 해보고 싶었던 요르하 경례 포즈로!

 

인류에 영광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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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분명 왼손으로 했다고 생각했는데 찍고보니 당당하게 오른손으로 포즈를 취했다.

난 인간이니까 라는 변명을 하고 싶지만 이런 정신나간 찐빠를 낸건 아마 세계최초일지도 하................

 

 

 

아무튼 꿈만 같았던 시간은 정말로 끝나버렸고 밖으로 나오니 고요함만이 반겨주고 있었다.

공연이 끝났을때 잠깐이라도 밖에서 여운을 느꼈다면 좋았겠지만 바로 사인 대기줄에 들어가버린건 아쉽게 남는다.

 

 

 

 

혼또니 혼또니 아리가또하고 행복했던 하루

앞으로 한국에서도 계속 열어주길